학교장 러브레터
사랑하는 밀알두레 가족 여러분!
9월 신교장의 러브레터는 ‘스마트폰과 SNS’에 대한 고민을 적었습니다.
최근 AI와 스마트폰 그리고 SNS에 관련된 기사들을 읽으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손안의 화면은 세상과 연결되는 문이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숏폼(짧은 영상)과, 아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계속 골라 보여주는 SNS의 구조는 아이의 시간과 주의를 집요하게 붙잡습니다. 잠과 독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과 얼굴을 마주한 대화가 밀려납니다. 온라인의 비교와 상처 주는 말, 원치 않는 유해 콘텐츠 앞에서 아이의 마음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사용 시간을 둘러싼 실랑이가 매일의 가정 불화가 되었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도 듣습니다.
이 문제를 아이의 의지 부족이나 부모의 지도 부족으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어른도 내려놓기 어려운 서비스를 성장 중인 아이가 혼자 감당하도록 해 왔기 때문입니다. 호주는 16세 미만의 SNS 계정 제한을 시행하고, 영국도 같은 연령을 대상으로 제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러 나라가 이런 강한 조치를 논의하는 까닭은 아이를 더 오래 머물게 하는 설계와 유해 콘텐츠의 위험을 가정의 노력만으로 막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심각함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에 학교는 스마트폰 사용과 SNS 사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밀알두레학교가 세계의 흐름을 따라 곧바로 답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스마트폰과 SNS를 잘 사용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묻고 싶습니다. 필요한 정보를 찾고 사람과 소통하면서도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힘, 비교와 자극 앞에서 마음을 지키는 힘, 화면 밖의 사람과 배움을 더 소중히 여기는 힘은 어떻게 길러질까요? 보호를 위한 경계와 책임 있는 사용을 배우는 교육은 어떻게 이어져야 할까요?
학교는 아이들에게 절제만 요구하기보다 독서와 놀이, 대화와 사색의 시간을 지켜 주어야 합니다. 가정과 학교가 서로 다른 기준으로 씨름하지 않도록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연령에 따라 사용의 범위와 시기를 어떻게 정할지, 학교생활에서는 어떤 원칙이 필요한지, 디지털 도구의 쓰임을 어떻게 가르칠지 여러 방안을 살피고 있습니다.
중등과정에서는 학부모 간담회와 학생 간담회를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이 집에서 겪는 어려움과 아이들이 실제로 느끼는 필요를 듣고 있습니다. 이 대화를 초등과 고등과정으로 점차 넓혀 가겠습니다. 공동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아이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정하겠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마음을 들려주십시오. 가정에서 가장 힘든 순간, 학교에 바라는 도움, 꼭 지켜야 할 원칙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까지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거대한 디지털 물결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기쁨으로 찾고, 이웃과 기꺼이 소통하고 협력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이 함께 길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2026년 9월 30일
밀알두레학교 심부름꾼 신기원 올림
*추신 : 아래는 스마트폰 관련 설문조사 링크입니다. 학부모님들의 소중한 의견을 들려주세요.
설문조사 링크
https://forms.gle/bZMrcrLoTdw2FW3Q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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