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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으로 한 학기를 채운 청소년들의 기록
2026-07-02 16:47:5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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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10학년이 직접 쓴 탐구 보고서, 교보문고에 출판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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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과정 10학년 학생이 한 학기 동안 스스로 기획하고 현장을 누빈 탐구 활동의 기록을 묶은 전자책 『MD스콜레 고등과정 (2025)』(북앤피플출판사)이 지난 5월 14일 교보문고 ebook 플랫폼을 통해 정식 출판됐다. 154쪽 분량의 이 책에는 나눔·역사·환경·평화 네 가지 가치를 주제로 한 11개 팀의 프로젝트 보고서가 담겼다.

'스콜레'의 본래 의미를 교실로 소환하다

'스콜레(Schole)'는 배움과 여가를 뜻하는 그리스어다. 오늘날 학교(School)의 어원이기도 한 이 말은, 쫓기듯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품고 자유롭게 사유하는 탐구를 가리킨다. 밀알두레학교가 2025년 2학기에 운영한 'MD 스콜레'는 바로 이 정신을 고등과정의 정규 프로젝트로 구현한 것이다.

학생들은 관심사와 소명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주제를 스스로 선정하고, 관련 기관을 섭외하며, 현장을 방문했다. 섭외가 불발되고 정보가 엇나가는 시행착오도 겪었다. 수개월의 여정은 최종 발표회로 마무리됐고, 그 기록 전체가 이번에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교실 밖 현장이 교과서가 되다

수록된 프로젝트들은 주제의 폭과 실행의 깊이 면에서 통상적인 수행평가와 결이 다르다. 김하늬 학생은 수어를 독학해 남양주시 수어통역센터와 농인이 운영하는 카페를 직접 방문했다. 서툰 손짓으로 커피를 주문하며 바리스타의 환한 미소를 이끌어낸 이 학생은 보고서에 이렇게 적었다.

"언어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임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박채연·박예송 학생(팀명 '박박 긁어서 나온 강아지')은 유기견 보호소에서 견사 청소와 산책 봉사를 직접 수행했다. 냄새와 육체적 피로를 딛고 강아지들이 꼬리를 흔들며 다가올 때 느낀 감동을 담은 활동 영상도 책 속 QR로 연결된다.

노지샘·임아인 학생은 악성 댓글을 형사적으로 분석하는 보고서를 완성했다. 이들은 모욕죄와 사이버 명예훼손의 차이, 국내외 플랫폼별 신고 대응 절차, 고소장 작성 체크리스트까지 직접 정리한 '온라인 혐오 대응 가이드'를 제작했다. "피해자의 고통은 평생 지속되는데 가해자는 '장난'이라며 선처를 받는다"는 문제의식이 보고서를 관통한다.

고은결 학생은 '모태신앙 청소년의 홀로서기'를 주제로 11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태어나보니 크리스천'을 제작했다. 또래 친구들과 목사님을 인터뷰하며 "나는 부모님이 믿어서 믿는 것인가"라는 질문과 씨름한 이 작품은 발표 직후 동료들로부터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는 반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고성현 학생은 목사 4명을 릴레이 인터뷰해 '강단 아래의 인간'을 탐구했고, 전유진 학생은 아우구스티누스·베네딕토 등 초대 교회 인물들의 삶을 '지루한 교리'가 아닌 '역사 드라마'로 재구성했다. SAVE 팀(4명)은 4주간 학교 내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운영하고 서울대공원 종보전센터를 방문해 멸종위기종 문제를 직접 취재했다.

"시험지로는 평가할 수 없는 가치를 배웠습니다"

정진우 교사(담당)는 이 프로젝트를 지도하면서 아이들이 성장한 것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시행착오의 과정'이었다고 회고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대안을 찾고, 팀원과 갈등을 조율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그 모든 순간이 여러분을 성장시켰습니다. 이번 학기, 여러분은 교과서에는 없는 세상을 배웠고, 시험지로는 평가할 수 없는 가치를 배웠습니다."

신기원 교장은 발간사에서 "가치 있는 것을 마음에 품었으면, 그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심사숙고하는 분별력을 지녀야 한다"며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착한 활동'이 아닌 '지성과 실천이 결합된 배움'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고등학생이 직접 쓴 책, 공개 유통까지

이번 출판이 주목받는 이유는 결과물의 완성도뿐 아니라 유통 방식에 있다. 학생들의 보고서가 교내 게시판이나 포트폴리오에 머물지 않고, 국내 최대 도서 플랫폼인 교보문고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구매·열람할 수 있는 형태로 세상에 나왔다.

조이훈 교감은 "이 책에 담긴 결과물들은 단순한 과제의 산출물이 아니라, 밀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향해 던진 질문의 흔적"이라며 "완성된 답이라기보다, 지금 이 시기에 할 수 있었던 가장 진지한 사유의 기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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