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이야기
제목: 아니 그게 아니고요
아이들의 가장 크고 볼멘 목소리로 하는 말의 시작은 항상 똑같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
‘아니~ 근데 ~‘
특히나 혼이 나는 상황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들이다. 일단 자신의 잘못을 감싸고 보는 것이다. 보통은 ‘아니’로 시작하는 말 뒤에는 예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혜원반은 ‘아니~’로 말을 시작하는 것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제법 잘 지키기도 했고 습관이 되어버린 아이들은 어려워했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느 날 우리말 우리글 수업 중 일어난 일이다.
예수님 주제 중심 수업으로 엠마오로 가는 길을 두레가 함께 그리고 떠오르는 단어들을 신문에서 찾아서 붙이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바닥에 엎드려서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혜원반 밀알들은 모두 바닥에 배를 납작 붙이고 신나서 열심히 했다.
쉬는 시간이 되어 잠깐 교무실에 갔다가 교실로 돌아와 교실 문을 연 나는 두 눈을 의심하고 다시 문을 살포시 닫고 심호흡을 했다. 교실의 상태는 이러했다. 아이들은 잔뜩 신나있고 공중에는 잘게 잘린 신문지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바닥은 신문지 조각들로 가려져 원래 교실 바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평소 청소에 무척이나 신경 쓰던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
‘아니 얘들아 교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다음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아이들이 말했다!
‘선생님 규칙!!!!!!!!!!!!!!!!!!!!!!!!!!!!’
‘꺄하하 선생님 아니라고 말했다~~~~~~~~~~~’
그래서 당황한 나는 급히 말했다.
‘그게 아니라~.’
순식간에 규칙을 두 개나 어겨버리고 아이들에게 혼이 났다. 앞으로 잘 지키겠다고 사과를 했다. 밀알들이 ‘아니’, ‘그게 아니라’라고 시작하는 말을 어디서 배웠나 했더니 교사와 부모에게 보고 배운 것이었다. 나의 말과 행동 모든 것들을 아이들은 보고 배우는 것인데 자꾸 잊는 순간들이 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자신의 삶 그 자체로 교육을 하셨듯 그 길을 따라가야 함을 뼈저리게 느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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